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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우울할 때 좋은 음식, 마음을 데워주는 식단

by Mrs.Wisdom 2025. 5. 29.

우울감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감정이 가라앉고, 집중이 어려워지며, 무기력함이 지속될 때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기분 문제로 생각하고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감정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장 내 환경, 호르몬 균형 등 복합적인 생리적 요인들과 긴밀하게 얽혀 있으며, 그중에서도 식습관은 그 연결고리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는 영양 정신의학(nutritional psychiatry)이라는 분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음식이 감정 조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이 분야는, 우울감이 단순히 심리적 요인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몸이 균형을 이루면 마음도 안정되고, 감정의 회복력 또한 높아집니다. 오늘은 우울할 때 도움이 되는 식재료와 그 과학적 근거, 실생활 활용법을 차분히 살펴보겠습니다.

1. 세로토닌의 재료가 되는 음식들

우울감을 완화하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물질은 바로 세로토닌입니다. 세로토닌은 뇌에서 안정감, 행복감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세로토닌은 몸속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지만, 그 원료가 되는 아미노산 트립토판은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합니다.

트립토판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바나나, 견과류, 계란, 두부, 닭고기, 연어 등이 있으며, 특히 이 성분은 비타민 B6, 마그네슘, 복합 탄수화물과 함께 섭취할 때 세로토닌으로의 전환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와 아몬드를 간식으로 먹고, 아침 식사로는 통밀빵과 삶은 계란, 토마토를 곁들인 식사를 한다면 자연스럽게 기분을 안정시킬 수 있는 생화학적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매 끼니마다 트립토판이 포함된 식품을 1~2가지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도 세로토닌 생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장 건강을 살펴야 기분도 살아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장과 뇌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이른바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의 건강 상태는 뇌 기능과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특히 장내 유익균이 활발할수록 우울감과 불안 수준이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장은 제2의 뇌’라는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우리의 장은 신경세포와 신경전달물질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세로토닌의 약 90%가 장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즉, 장의 건강 상태가 곧 뇌의 건강 상태, 나아가 감정 상태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장 건강을 위해 어떤 음식을 섭취해야 할까요?
우선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의 성장을 돕는 발효식품이 매우 중요합니다. 김치, 요구르트, 된장, 낫토, 사우어크라우트 등은 유산균과 효소가 풍부하여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즉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도 빠질 수 없습니다. 귀리, 브로콜리, 렌틸콩, 아보카도, 바나나 등은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식품입니다. 이러한 음식들은 장점막의 염증을 낮추고, 항염증 작용을 통해 기분 안정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우울감을 자주 느낀다면, 장 트러블이나 변비, 복부 팽만감 등 평소 소화 상태도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장과 감정은 뿌리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오메가3와 항산화 성분, 뇌에 좋은 지방을 섭취하세요

우울증이나 기분 저하가 있을 때, 뇌는 염증 상태에 놓이거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무너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소가 바로 오메가 3 지방산입니다. 오메가 3은 뇌세포막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억제하며, 뇌 내 도파민과 세로토닌 전달을 개선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오메가 3은 특히 등 푸른 생선(고등어, 정어리, 연어, 청어 등)에 많이 들어 있으며, 하루 두 번 이상 섭취하거나, 섭취가 어려운 경우에는 DHA/EPA 보충제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호두, 아마씨, 들기름 등 식물성 식품에도 알파 리놀렌산 형태의 오메가 3이 존재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분 조절에는 항산화 성분도 중요합니다. 뇌세포는 산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블루베리, 라즈베리, 시금치, 녹차, 다크초콜릿 같은 항산화력이 높은 음식은 신경세포 보호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뇌에 좋은 지방과 항산화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도록, 한 끼 식사에 등 푸른 생선과 채소, 견과류를 포함하는 식단 구성이 바람직합니다. 기름진 인스턴트 음식 대신 올리브오일이나 들기름으로 조리한 음식은 맛뿐 아니라 기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 피해야 할 음식도 있습니다

우울감을 느낄 때 단 음식이나 카페인 음료에 손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은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지만, 곧바로 혈당 급락과 피로감,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제 탄수화물, 설탕, 인공감미료, 트랜스지방은 장 내 환경을 악화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며, 뇌 내 염증 수치를 증가시켜 우울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또한 카페인의 경우 일정량 이하에서는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다 섭취 시 불면, 불안, 신경과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감정 기복이 심한 시기에는 하루 1잔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은 단지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우리의 기분, 생각, 감정 상태를 조율하는 중요한 생리적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우울하다고 느껴질 때, 스스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오늘 하루 내가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떻게 쉬었는지를 점검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세로토닌을 높이는 트립토판, 장을 살리는 식이섬유, 뇌를 보호하는 오메가 3와 항산화 식품들을 일상적으로 섭취한다면 특별한 약 없이도 내 몸과 마음은 조금씩 균형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의 식탁이,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한 하루로 이어지길 바랍니다.